스탠튼 연설 자아의 고독 번역 살펴보기

원서: <So Here I Am: Speeches by great women to empower and inspire> by Anna Russell

번역서: <그렇게 이 자리에 섰습니다 : 세계사의 변곡점 위에 섰던 비범한 그녀들의 강렬한 연설 50> 조이스 박 역 | 키스톤 


원문을 읽은 게 아니라 번역가의 기존 “지식”과 감상으로 한 번역의 전형.  


1. At the wheel 

모든 삶은 홀로이며, 여성 또한 자기 삶을 홀로 책임지는 독립적 자아라는 것이 이 연설의 주제이다. 

이제까지 여성의 위치는  “타륜 옆에 서 있어야” 했고, 이제는 at the wheel 타륜을 잡아야 한다는 내용을 간과 했다. 


2. 이 연설은 여성의 위치를 모두 새롭게 논하는 것이 목적이다. 왜 “이쯤에서는 이미 논할 가치조차 사라질 수밖에 없[다]”라는, 원서에 없는 진부하고 뜻 없는 말을 더하는가?  


3. 자연이 왜 이 번역가의 손에서 ‘’으로 탈바꿈하나? 


4. 원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말로 메꾼 번역. 

원서: “We come into the world alone, unlike all who have gone before[.]” 

번역: “우리는 우리 이전에 살다 간 모든 이들처럼 세상에 혼자 옵니다.” 


우선 unlike all 누구와도 같지 않다고 했는데, 반대로 “모든 이들처럼”이라고 오역.


우리는 이 세상에 올 때, 

  1. 홀로
  2. 또,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모든 이들과 다르게 

온다는 뜻의 문장으로,


말하자면, 모든 인간은 유일하고 홀로인 존재라는 뜻. 


역시 같은 문장에서 우리가 세상을 떠나는 모습도 under circumstances perculiar to ourselves 각자만의 상황에서 leave it alone 홀로 떠난다고 말한다. 


5. 4번과 마찬가지 독해 문제. 

원문: No mortal ever has been, no mortal ever will be like the soul just launched on the sea of life…

번역: 어떤 인간도 그 영혼이 삶의 바다를 갓 항해하게 되었을 때와 같은 적이 없고 절대로 같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제 막 삶의 항해를 시작하는 영혼과 같은 인간은 이제까지 없었고, 또 앞으로도 없다는 뜻으로, 앞 문장에서 주장한 바, 

하나하나의 삶이 모두 ‘유일한’ 삶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문장이다.


번역은 엉뚱하게, 태어날 때와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인간은 없다는 뜻의 아무말.  


6. 이 연설에는 “…한다고 본다면”이라는 가정 논리는 없고, 또 “남성의 지력이 더 뛰어나니”라는 표현도 없다. 


7. 대명사가 어떤 단어를 대신하는지 모르는 번역. (사진 참고)

원문:  The talk of sheltering woman from the fierce storms of life is the sheerest mockery, for they beat on her from every point of the compass, just as they do on man.

번역: 남성이 지금 다른 남성을 짓밟듯 곳곳에서 여성을 짓밟고 있는데 어찌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원문에서 두 개의 they가 대신하는 명사구는 "남성"이 아니라 the fierce stroms of life이다.  

they라는 대명사 이전에 이 문장의 어디에도 “남성”이라는 명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명사 they가 없는 ‘남성’을 대신할 수 없다. 


내용을 대충 옮기면, 

삶의 거친 풍랑으로부터 여자를 막아주고 어쩌고 하는 건 완전히 (웃기는) 노릇 the sheerest mockery이다. (왜냐면) 거친 풍랑은 남자에게 하듯 여자에게도 사방에서 불어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남자와 마찬가지로 여자도 온갖 폭풍을 오롯이 맞는데, 여자를 폭풍으로부터 막아주네 어쩌네 하는 건 우스운 노롯이라는 뜻.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라는 신파조 읊조림은 번역가의 상상일 뿐 원서에는 없는 표현이다. 





7. 6번 문장을 오독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생기는 오독과 오역. 

원서: (거친 풍랑은 남성에게도 몰아치고) and with more fatal results, for he has been trained to protect himself, to resist, to conquer….

번역: 남성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그들이 자신만 지키도록, 싸우도록, 정복하도록 교육받은 탓입니다. 



풍랑은 남성과 여성에 똑같이 몰아치는데, 

남성에게  with more fatal results 더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키는 이유는 남성은 protect hismself 자신을 방어하고, to resist 저항하고/싸우고, to conquer 정복하도록/이겨내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라는 내용. 


말하자면, 풍랑/어려움이 닥치면 숨거나, 피하거나 하지 않고 (방어, 저항, 나아가서는 이겨내기) 등의 공격적/대립적 방식으로 대처하도록 교육받은 남성이 풍랑/어려움이 닥치면 (그렇게 교육받지 않은 여성보다) 더욱 치명적으로 다친다는 뜻.  


이 문단 전체에 “이는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무의미한 말은 없다. 


8. 

원문: Man’s love and sympathy enter only into the sunshine of our lives. 

번역: 삶에 있어 남성의 사랑과 연민은 우리 삶에 비치는 햇살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남성의 사랑과 동조/공감은 우리 삶에 태양이 비칠 때에나 우리 삶에 들어온다는 내용으로, 

이어지는 문장에서 그 뜻을 강조한다. 

“In that solemn solitude of self, that links us with the immeasurable and the eternal, each soul lives alone forever….

The immeasurable 가늠할 수 없는 것과 the eternal 영원한 것과 우리를 이어주는 우리 자아의 엄숙한 홀로 서기/고독 속에, 각자의 영혼은 영원히 홀로 산다. 


비교되는 두 문장의 표현 the sunshine of our livesthat solenm solitude of self 이 

남성의 사랑과 동조/공감과, 우리 자아의 엄숙한 홀로 서기를 대조해주고 있다. 

말하자면 궁극적이고 심오한 차원에서 우리는 홀로 서있고, 남자의 사랑과 동조는 우리 인생 중 볕이 드는 때에나 우리에게 온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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