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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August, 2019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 번역에 나타난 오역 유형: 번역가의 원서 "수정"- 문단 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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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 유형: 번역가의 원서 임의 "수정" - 문단 오독.  오역 예문) 출처: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 노승영 역, 동아시아 원서: <Time Travel: A History> by James Gleick 원서 문장: It was the most educational year of his life: “a grammar of form and a criticism of fact.” 오역: 하지만 당시가 그의 삶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은 시기는 아니었다(“형식의 문법과 사실의 비판”).   문장 단위로 원서와 번역을 비교해보면,  원서는 그의 삶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은 해라고 한 반면,  번역은 정반대로, “하지만 당시가...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은 시기는 아니었다"라고 오역했다.  오독 유형 classification: 이런 경우 번역가가 영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오역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고, 아마도 원서 내용이 “틀리다"고 판단, 임의로 원서를 “고친” 경우 라고 봐야 할 거 같다.  그럼 오독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원서 문장을 대충 해석하면,  그 해는 웰스가 “형식/형태의 기초/문법과 사실 비판"을 배운, 그의 삶에서 가장 교육적인 해였다, 라는 내용이다.  원서 문장 구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콜론과 따옴표로, 이 문장에서 콜론과 따옴표 가 각기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보자.  콜론 (아래 정의 출처: Kaplan International 웹사이트 ) 콜론은 보통 물건의 리스트를 소개할 때 사용됩니다. 콜론은 정의를 내리거나 설명을 덧붙이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거나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상세히 기술하고자 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옴표 (아래 정의 출처: Kaplan International 웹사이트 ) 인용 마크는 말 그대로 다른 누군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 속 "큐 가든" 살펴보기 - 1

원서: "Kew Gardens" by Virginia Woolf  번역서: "큐 가든"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 한국 버지니아 울프 학회 역 | 솔출판사 1) 모든 언어가 다 그렇겠지만, 영어를 읽을 때 뜻 단위를 어디서 끊는지 알아야 독해가 가능하다. 원문: [...] that one expected them to burst and disappear. Instead, the drop was left in a second silver grey once more [...]  번역: "하지만 대신에 물방울은 다시 한번 두 번째 은회색 방울로 남아 있고..." (물방울이) 곧 터져서 (빨갛고 파랗고 노란빛이) 사라지리라 생각했지만 (예상했지만), 물방울은 터지는 대신 in a second (꼭 일 초라기보다 아주 짧은 순간)에 (빛이 물방울을 비추기 전처럼) 다시 은회색이 되었다는/은회색으로 남았다는 내용이다.  같은 내용을 다르게 쓰면, In a second, the drop was left silver grey once more.  " 두 번째 은회색 방울" 은 무슨 뜻인가? 2) 1번과 같은 문제.  원문: They walked on past the flower-bed, now walking four abreast, and soon diminished in size among the trees and looked half transparent as the sunlight and shade swam over their backs in large trembling irregular patches.  번역: 이제는 넷이 나란히 걸으면서 그들은 화단을 지나쳐 갔고, 이윽고 나무들 사이로 점점 작아지더니 마치 햇빛처럼 반투명체로 보였는데 이런저런 커다란 모양의 그림자가 그들의 등 뒤에서 헤엄치듯 흔들리고 있었다. 햇빛처럼 반투명 한 게 아니라, 햇빛과 그림자가 섞여

멋진 징조들 번역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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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멋진 징조들> 이수현 역 | 시공사 (2019년 개정판) 원서: <Good Omens> Terry Pratchett and Neil Gaiman <Going Postal>로 유명한 Terry Pratchett과 닐 게이먼의 공저. 유머는 대개가 말장난이고, 또 정서도 많이 달라서 독해가 어려울 수...  1. 아래 대목은 천사와 에덴동산의 뱀 사이의 dialogue 중 천사의 말입니다. 천사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에게 자기 화염검을 준 이유/장면을 뱀에게 얘기해주는 대목입니다. 이브는 already expecting 벌써 애까지 배었고 (임신을 했고), 또 그들(아담과 이브)이 이제 부딪혀야 할 바깥세상을 생각하니 천사가 맘이 약해져서 칼을 주면서, 에덴동산으로 다시 돌아오면 almighty row 굉장한 난리가 날 테니 just do everyone a big favor 모두에게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난리가 벌어지면 다들 골치 아프므로) don't let the sun go down on you here 해 지기 전에 여길 떠나가라고 말해주었다는 내용입니다.  "낙담하지 말고요"라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almighty 역시 전능하다는 뜻으로 신을 가리키는 단어라서, 보통 굉장한 난리라는 뜻의 almighty row 가 이 문맥에서는 이중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2. 문맥을 이해하지 못해서 stand up for의 literal meaning 말 그대로 (...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다 라는 뜻 대신 figurative meaning 비유적인 의미인 편을 들다 로 오역했네요. 교회를 몇 년 만에 처음 가는 바람에 (예배 과정 중) for which bits 어떤 부분에 you stand up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지 잊은 사람 같은 표정을 지었다는 내용입니다. 3. 이제 세상이 바뀌어 악마들이 말세를 도래시키기 위해 세상

호밀밭의 파수꾼 번역 2종 살펴보기 - 공통된 오역.

원서: <The Catcher in the Rye> by J. D. Salinger 번역 1: <호밀밭의 파수꾼> 공경희 역, 민음사. (2001) 번역 2: <호밀밭의 파수꾼> 이덕형 역, 문예출판사 (1998) 두 번역이 함께 틀린 오역.  1. football 미식축구를 "축구"라고 함. 2. you couldn't see the grandstand too hot 그랜드스탠드를 잘 볼 수 없었다는 문장.  couldn't see too hot 은 잘 볼 수 없었다는 표현. 공교롭게도 두 번역 모두 too hot을 관람석의 열기, 뜨거움으로 오역했다. "관람석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볼 수 없었지만" ( 문예),  "관람석이 보이지는 않았지만...얼마나 그곳의 열기가 뜨거운지..." (민음사) 3. 지금은 할리우드의 영화 극본 작가로 일하는 형이 (뉴욕)집에 살 때에는 He used to be just a regular writer 그냥 보통 작가였다. 즉, 할리우드 작가가 아니라 보통 글을 쓰는 작가였다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두 번역 모두 just a regular writer를 "진정한 작가"라고 옮겼다. 4. 교장의 딸 셀마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she didn't give a lot of horse manure about what a great guy her father was. 자기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지 horse manure (헛소리를 뜻하는 말똥. 지금 더 흔히 사용하는 표현은 bull shit 황소똥) 공갈 때리지 않아서 (헛소리/거짓말 하지 않아서)라는 내용.  두 번역은 비슷하게, "아버지가 교장인데도...잘난 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민음사) "아버지가 얼마나 유력한 인사인가를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