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 멸종과 영원의 대서사시 번역 살펴보기

 <<네안데르탈: 멸종과 영원의 대서사시>> 양병찬 역 | 생각의힘

1. 숫자도 틀리는 엉망 번역과 편집 부재.
“그런데 2014년에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원문: This is Gorham's Cave, Gibraltar, 2012. [...] But that year, something special happened.
2014년이라고 옮긴 햇수는 원서에 2012년이라고 나와있다. 2012년에 지브롤터의 고람 동굴에서 키드 코마가 <Last Man Standing>이라는 노래를 부른 “특별한 일”을 말하는 것인데, 왜 아직도 책의 첫 장부터 숫자도 잘못 옮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

2. 읽기 논리 부재.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이 덩치 큰 짐승 이상의 존재라는 것이 밝혀지긴 했지만, 모든 네안데르탈인이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똑같은 음식물을 섭취했을까?”
원문: It turns out that much more than just big beasts were on the menu, yet did all Neanderthals eat the same foods, in all times and places?
네안데르탈인의 “식생활”을 논하는 문단에서 왜 갑자기 “네안데르탈인이 덩치 큰 짐승 이상의 존재라는 것이 밝혀지긴 했지만”이라는 엉뚱한 내용이 나오는가? 네안데르탈인이 큰 짐승만 먹은 것이 아닌 것은 밝혀졌으나, 그들이 다른 시대에 다른 장소에서도 모두 똑같은 음식을 먹었을까라고 의문을 제시하는 문장이다.

3. 성의 부재.
그러나 네안데르 세계는 ‘얼어붙은 쓰레기 속에서 누더기를 걸친 채 덜덜 떠는 몰골’이라는 지속적인 스테레오 타입 너머에 존재했으며, 멸종하기 전 호모 사피엔스가 도착할 때까지 자포자기하지 않았다.
원문: Yet a whole other Neander-world existed beyond persistent stereotypes of shivering ragged figures in frozen wastes, barely hanging on until the arrival of Homo sapiens before dropping dead.
원시 시대를 머리에 그리며 “얼어붙은 쓰레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는가?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도 제목은 알고 있을,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시라고 불리는 T. S. 엘리엇의 <황무지>의 영어 원제는 <The Waste Land>이다. 마찬가지로 이 문맥에서 wastes는 쓰레기가 아니라 불모지, 황무지를 뜻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의식, 즉 얼어붙은 황무지에 덜덜 떨며 살면서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해서 멸종할 때까지 겨우겨우 살아가는 네안데르탈인의 모습 이외에, “yet a whole other Neander-world 또 다른 네안데르 세상”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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