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와스 씨를 위한 집 번역 살펴보기
원서: <<A House for Mr. Biswas> by V. S. Naipaul
번역서: <<비스와스 씨를 위한 집>> 손나경 역 | 문학과지성 (2015)
기초 영어 문장조차 제대로 옮기지 못한 번역서. 특히 어느 기관의 지원을 받은 번역으로는 기준에 미달되는 거 같다.
1. 원문: In the days that followed Mr Biswas was treated with attention and respect. […] All his joints were exercised[…] Mr Biswas responded well to these exercises, and Bissoondaye became so confident that she decided to have a celebration on the ninth day.
번역: 그 후 며칠간 사람들은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 비스와스 씨를 돌보았다. […] 그의 모든 관절을 다 운동시켰다. […] 비스와스 씨는 이 운동 과정을 잘 따라 했다. 그래서 비순데이는 크게 안심했고 9일째 날에 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예문은 불길한 징조를 갖고 태어난 병약한 아기 비스와스 씨(이 소설은 주인공을 처음부터 끝까지 “Mr Biswas 비스와스 씨”로 지칭한다.)가 태어나서 며칠 동안은 가족의 “관심과 주의”를 받는 대목으로, 가족들이 아기의 관절을 모두 운동/체조 시켜주었고, 갓난아기는 “respond well to these exercises” 그런 체조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즉 상태가 나아졌다는 내용이다.
예) The cancer patient responded well to the new drug. 암 환자는 새로운 약물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2. 원문: Suniti, a niece of twenty-seven, married, with two children, and abandoned for long periods by her husband, a handsome idler who looked after the railway buildings at Pokima Halt where trains stopped twice a day, Suniti said to Sharma, ‘I hear that you come like a big-shot, Aunt.” She didn’t hide her amusement. “Buying house and thing.”
번역: 스물일곱 살에 아이가 둘 있는 조카 수니티는 오래전에 남편에게서 버림받았는데, 그 잘생긴 한량 남편은 열차가 하루에 두 번 서는 포키마 역에서 철도 건물을 돌보는 사람이었다. 수니티가 샤마에게 말했다. “이모네는 대단한 일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조카는 즐거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집인가 뭔가를 산대나?”
2001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이폴은 1962년까지 영국령이었던 카리브해 최남단의 섬나라인 트리니다드 토바고(Trinidad and Tobago: 이 섬 공화국을 이루는 가장 큰 두 섬의 이름)에서 태어났다.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삼았다는 주인공 비스와스 씨는 트리니다드에 노동 이민을 한 인도인의 후예로, 정식 교육도 받지 못하고, 어찌어찌하여 신문사의 기자가 되었으나 인생에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는 비극적 인물이다. 그는 결혼 후에 여러 세대의 대식구가 들끓는 처갓집에 오랫동안 얹혀살면서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갖지 못하나, 그중에서도 빈정거리는 말투로 자주 말싸움을 거는 처조카 수니티와는 특별히 사이가 좋지 않다.
위의 예문은 비스와스 씨가 집을 사려고 한다는 소문을 듣고, 툭하면/여러 번 집을 오랫동안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둔 수니티가 비스와스 씨의 아내 샤마에게, 이제 big-shot 대단한 사람이 된다면서요? 잘 나간다 그러대요. 집도 산다고요?라고 빈정대며 재밌다/웃기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는 대목이다.
abandoned for long periods (복수 주목!)는 "오래전에 ... 버림받은"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긴 기간 동안 남편이 집을 나간 것. 명사 period는 단수 a period (한 기간)와 복수 periods가 구분된다. “for a long period”가 아니라 예문처럼 “for long periods”는 여러 번 같은 일이 반복된 것을 표현한다.
예) Writers usually sit for long periods of time when they work.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일할 때 보통 오랜 시간 앉아 있는다. (반복적인 행위)
예) The noise went on for a long period of time. 소음은 한동안/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참고로, “She didn’t hide her amusement.”에서 amusement는 즐거운 기색이 아니라, 우습다/재밌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는 우리 표현과 같은 뉘앙스를 갖는다.
예) I am not angry; I find it rather amusing. 화 안 났어. (되려/오히려) 좀 재밌는데?/웃기는데?
3. 원문: The exchange took place on the back steps and reached the ears of Mr Biswas, lying in pants and vest on the Slumberking bed in the room which contained most of the possessions he had gathered after forty-one years.
번역: 이 대화가 뒷마당에서 오갔기 때문에 마흔한 살 이후 모아 온 소지품들이 대부분 들어 있는 방 안에 놓인 슬럼버킹 사(社) 침대 위에서 바지와 러닝셔츠를 입고 누워 있던 비스와스 씨의 귀에까지 들렸다.
예문은 아내와 처조카 수니티가 뒤쪽 계단에서 하는 대화를 들으며 비스와스 씨가 누워 있는 방에는 그가 마흔한 해를 살면서 모은 재산/소유물/가진 것 거의가 들어 있었다는 내용이다.
...he had gathered after forty-one years는 "마흔한 살 이후 모아 온" 것이 아니라, 41년을 살면서 모은 이라는 내용. 전치사 after를 무조건 … 후에 라고 옮기면 번역문처럼 말이 안 되는 문장이 되므로, 문맥에 맞는 우리 표현으로 해석해야 한다.
예) Let’s go for a walk after breakfast. 아침 먹고 산책 가자.
4. 원문: [O]r worse, to have lived without even attempting to lay claim to one’s portion of the earth; to have lived and died as one had been born, unnecessary and unaccomodated.
번역: 더 심하게는, 땅 한 뙈기조차 자기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리하여 쓸모없고, 지낼 곳도 없이 태어났던 이전의 사람처럼 살다가 죽었다면 말이다.
비스와스 씨는 평생 남의 집을 전전하다가 46세의 나이에 죽기 몇 년 전에야 자기 집을 갖게 된다.
이미 보았듯이, 불특정 대명사라도 문장 중간에 그 뜻이 바뀌지 않는다. “one’s portion”을 “자기 것”라고 문맥에 맞게 옮겼으면, 이어지는 “one” 역시 “자기”, 즉 비스와스 씨 자신을 뜻한다.
이 소설은 일인칭 서술은 아니나, 예문은 죽음을 앞둔 비스와스 씨의 생각을 서술하는 대목으로, 만약에 지구상에 “땅 한 뙈기”도 자기 것이라고 부르지 못했더라면, 만약 “as one had been born” (자신이) 태어났을 때처럼 “쓸모도 없고, 지닌 것도/부칠 곳도 없이” 살다가 죽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서술하는 내용이다.
5. 원문: [H]e was struck again and again by the wonder of being in his own house[.] [...] And now at the end he found himself in his own house, on his own half-lot of land, his own portion of the earth. That he should have been responsible for this seemed to him, in these last months, stupendous.
번역: [...] 비스와스 씨는 자기 집에 앉아 있다는 그 대단한 사실에 경탄[하였다.] [...] 그리고 지금 결국 그는 대지의 반만 소유권이 있는 자기 땅 위의 자기 집에 앉아 있게 된 것이다. 지난 몇 달간 그는 이렇게 된 것이 자신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탓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거의 평생 남의 집을 전전하며 살던) 비스와스 씨가 죽음을 (몇 달) 앞두고 자신이 “on his own half-lot of land 자기 소유의 반 터짜리 땅 위에)” "his own house 자기 집"에 (살고)있다는 사실에 경탄해하면서, 자신이 집 소유를 이루어냈다는 사실이 stupendous 굉장하게 느껴졌다는 내용이다.
6. 원문: He thought of the house as his own[.]
번역: 비스와스 씨는 그 집이 자기 소유가 된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비록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액수의 모기지 빚은 지고 있지만 그래도) 비스와스 씨는 그 집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다는 문장이다.
7. 원문: Since they had moved to the house Shama had learned a new loyalty, to him and to their children; away from her mother and sisters, she was able to express this without shame[.]
번역: 부부가 그 집으로 이사 온 이래 샤마는 자신이 충성을 바칠 새로운 대상이 남편과 자식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친정엄마와 자매들에게서 멀어졌고 거리낌 없이 이 사실을 말했다.
(늘 친정식구에 둘러싸여 살던) 샤마가 새 집으로 자신의 가족 (남편과 자식들)하고만 이사한 후에 자기 가족을 향한 새로운 충성을 알게 되었고, 친정식구와 떨어져 있어서 이 충성 (“this”는 “이 사실”이 아니라 the “new loyalty”를 뜻함)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는 내용. 이 문장에서 express는 주로 말 표현보다는 행동 표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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