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4종 번역 오역 비교

우리나라 번역계의 현주소.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눈으로 확인하면 좀 더 피부로 느끼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예로 든 것들이 물론 유일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1. 아래 번역문에 해당하는 원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번역을 못하니 대충 해석해보겠습니다.
Welcome or not, I found it necessary to attach myself to someone before I should begin to address cordial remarks to the passers-by.
Welcome or not, 환영을 받든 안 받든/반기든 말든/좋아하든 말든
I found it necessary to attach myself to someone 나는 누군가에게 (들러)붙을 필요를 느꼈다,
(아래가 문제 부분입니다.)
before I should begin to address cordial remarks to the passers-by.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cordial remarks (다정한 말, 즉 인사. 말하자면 괜히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친한 척 한마디 하는 거죠~) 를 시작하기 전에...
모임이나 파티에 혼자 가본 사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죠. 혼자 서있기 뭐하니까, 나중에는 괜히 지나가는 아무에게나 아는 척이든, 듣기 좋은 말이든 한마디 씩 던지는 그런 상황. 그런 사태에 이르기 전에 상대가 나를 반기든 말든 같이 있을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내용입니다.

#김욱동 번역을 시작으로, #김영하#김석희, (이 분들과 나란히 이름을 같이 쓰기도 민망하지만 어쨌든) #이정서 첫 출판과 개정문, 5개의 번역 모두 똑같은 오역을 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결국 누구도 before I should begin을 이해하지 못한 거죠. (이분들이 이 문법?을 몰라서 오역을 저질렀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개츠비를 읽으면서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오역으로 나타나는 사실입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번역가들이 하나같이 모두 같은 문맥으로 잘못 이해했다는 사실입니다.
김욱동 번역이 이 번역서들 중 제일 먼저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김영하 번역이 나름대로 번역해서 저렇게 똑같은 오역을 저질렀다고 보긴 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은 여러 군데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이런 말을 공식적으로 쓸 수 있는 거죠.)
이정서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정서는 "번역" 도중에 기존 번역을 베끼면서 동시에 비난을 퍼부었으니까요.

2. 
원서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There were three married couples and Jordan's escort, a persistent undergraduate given to violent innuendo and obviously under the impression that sooner or later Jordan was going to yield him up her person to a greater or lesser degree. (위대한 개츠비 3장)

번역문에 해당하는 부분은,
obviously under the impression that sooner or later Jordan was going to yield him up her person to a greater or lesser degree.
입니다.

초점이 되는 부분은 yield up her person입니다. 다섯 번역가가 모두 고상하게 "굴복"이라고 통일해서 옮겼지만, 이 문맥에서는 좀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her person, 즉 몸을 "바치다"라는 느낌이 강하죠.
to a greater or lesser degree 도 다섯 분 모두 "어떤 식으로든" 이라는 표현으로 합의를 보신듯하네요.
또, persistent undergraduate를 끈덕진 이라고 이 문맥에 맞게 옮긴 번역가는 #김욱동 교수 한 명입니다.
김욱동 번역문을 살짝 번안한 #김영하 소설가는 "고집 센"이라는, 이 문맥과 동떨어진 단어로 바꿔치기 했고,
#김석희 번역가는 아예 생략한 것 같고, ("거칠고"는 아마도 violent 를 옮긴 거겠죠?)
#영알못 #이정서 씨는 베끼는 것과 "직역"하는 사이의 어디쯤에서 헤매다가
첫 출판에는 완전 반대로 "조던이" 남자를 "굴복시킬 게 확실해 보이는"이라고 해서, 여성 상위 시대를 예시해주셨습니다.
개(정)판에서는 "그녀"를 "자신"으로 바꾸고, "확실해 보이는"을 "확실한 느낌의" 라고 아주 대대적인 수정을 하셔서, 역시 더욱 개판을 만드셨습니다.

3. "[...]and a great number of single girls dancing individualistically or relieving the orchestra for a moment of the burden of the banjo or the traps." (위대한 개츠비 3장, 파티 대목)

a) dancing individualistically 를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춤추는 걸고 정확히 옮기신 분은 #김석희 번역가 한 분입니다.
#김욱동 교수는 "홀로 춤을 추거나", #김영하 소설가와 #이정서 씨 역시 오역을 그대로 답습했습니다.
b) relieving...the burden of... (짐, 부담 등을) 덜어주다 는 뜻으로, 이 문구에서는 ...of the banjo or the traps라고 했으니,
말하자면 이 여자들이 밴조나 traps (심벌, 드럼 등의 타악기) 등을 빼앗아서 그런 악기를 치는 걸 relieving the burden of the banjo or the traps 악기의 부담/짐을 덜어주다 라고 돌려서 묘사한 표현입니다.
도둑질?(강도?)를 저지를 때 이렇게 돌려서 재밌는 표현으로, I'll relieve you of your burden/trinkets* (*이 문맥에서는 목걸이 등등의 보석을 하찮게 이르는 표현) 라고 해도 되죠. 짐을 덜어드리죠~ ^^
김욱동, 김석희 번역 "연주자를 거들고", "부담을 덜어주었다"는 아쉬운 대로 어느 정도 그런 걸 전달하는 거 같아요.
김영하 번역은 아예 "주자들을 따로 끄집어내어 놀았다"는 황당한 소설을 썼고,
이정서 오역에서 눈에 띄는 "독창적"인 오역은 "잠시나마"라는 단어입니다.
"잠시나마" "부담을 덜어주고 있었다라고 해서 (김욱동, 김석희 번역에서 전달하는 따옴표 "부담"이 아니라) 정말로 부담을 덜어주는 것처럼 오해한 것이 보입니다.
이정서 "번역"을 읽으면 그나마 김욱동, 김석희 번역에서 독자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여백이 사라져 버리고, 이정서의 오독을 독자가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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