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이미애 번역

원서: <To The Lighthouse> by Virginia Woolf

번역서: <등대로이미애 역 | 민음사 

stream of consciousness 의식의 흐름 기법 소설을 번역하면서 어느 부분이 character's thoughts 인물의 생각인지, 서술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꽤 어려운 듯하다.
1. “But for her own part she would never for a single second regret her decision, evade difficulties, or slur over duties. She was now formidable to behold…”
위의 문장은 오십 세의 램지 부인이 거울을 보면서 남편과 돈과 남편의 저서들 (학자인 남편이 쓰는 책들) 을 좀 더 잘 manage 할 수 없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는 대목을 뒤따르는 문장으로,
“하지만 그녀는 그녀 자신에 관한 한, 단 한 순간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어려움도 피하지 않고, 책임을 슬쩍 피해가지도 않을 것이다 (...않는 그런 사람이다)", 라는 서술이다.
그녀 자신이 "후회하거나 … 하지 않겠어"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어지는 문장
“She was now formidable to behold…”
(앞 문장에서 말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 왔고, 또 그렇게 계속 살고 있는 오십 세의) “그녀가 이제는 formidable (무서움이나 존경심을 우러나게 하는) 모습이었다” 라고 서술한다.
그녀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라는 번역은 대체로 훌륭한 이 변역에서 보기 드문 분명한 오역이다. (사진 1)
반대로,
(사진 6, 사진 7 영어 원문) 동그라미 친 부분은 모두 램지 부인의 inner thougths. 아이들과 앤드루 (큰 아들)가 탠즐리에 대해서 그녀에게 한 말을 상기하는 것.
그는 울퉁불퉁한 얼굴에...생긴 괴짜예요, 라고 애들이 그랬었지. 그는 크리켓을 할 줄 몰라요. 참견을 잘해요. 발을 질질 끌어요. 그는 잘 빈정대는 ...인간이예요, 라고 앤드루가 그랬지,
하는 식으로.

2. 이 번역을 보면서 가장 놀란 것은 censorship 검열처럼 느껴지는 삭제 부분이다.
“Had there been an axe handy, or a poker, any weapon that would have gashed a hole in his father’s breast and killed him, there and then, James would have seized it.”
6살짜리 아들 제임스가, 도끼든지 불쏘시개든지, 만약 아버지 가슴에 구멍을 내어 그를 죽일 수 있는 무기가 가까이 있었다면 바로 그자리에서 당장에 그것을 움켜쥐었을 것이다, 라는 내용에서, 번역은 that would have killed him "죽였을" 이라는 부분을 삭제시켰다. (사진 4)
이것은 검열이 아닌 다른 문제일 수도 있는데, "sprung from his loins" 는 특히 문학에서는 무척 많이 나오는 표현이다. loins 는 영한 사전에도 허리부분이라고만 나오는데, 이 표현에서는 생식기 또는 생식기가 있는 부분을 뜻함. (국어에도 이런 단어가 있는 것 같은데...)
번역에서 "갈빗대에서 생겨난" 이라고 한 것은 검열인가, 의역인가? 🤔 (사진 5)
3. 램지 씨가 아들을 실망시키는 말을 하면서 “sarcastically grinning” 하는 것은 “신랄하게 웃[다]” 라는 표현과는 큰 뉘앙스 차이가 있다. 이 문구에서 grinning은 얼굴에 미소는 띄어졌지만 소리내어 웃는 것과는 다르고, sarcastically 는 “냉소적” 이란 뜻으로, 냉소적으로 비웃는 표정이면 모를까 "신랄하게" 웃는 것은 조금 싸이코를 연상케 한다. (사진 5)
4. “What he said was true. It was always true.”
이 문장에서 true 는 옳고 그르다에서의 옳음이 아니라 거짓과 사실/진실에서 사실/진실을 뜻하고, 이어지는 문장 “He was incapable of untruth. 그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에서 더욱 뚜렸하게 나타난다. 
5. Indeed 는 제대로 번역하기가 어려운 단어이다. 내용에 따라 변하나 대개가 앞, 뒤따르는 문구를 강조하는데 사용함.
“a pile of old magazines, and some tobacco, indeed, whatever she could find lying about, not really wanted, but only littering the room…”
“헌 잡지 뭉치와 담배 약간, 아니 (그 뿐만 아니라), 필요하지도 않고 방만 어지럽히며 널려 있는 것들 중 (그녀가) 찾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
번역에서는 "그리고 실제로" 라고 해서 "필요하지도 않은" 것이 실제인 것 같은 문구가 되었다. (사진 5)
6. 의역과 직역? "poor as church mice" 또한 "sprung from the loins" 처럼 흔한 영어 표현으로, 교회 쥐만큼이나 가난하다는 표현이 한국 독자에게 생소한지는 모르겠으나 말이 되지 않는 표현은 아니므로 그냥 직역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7. 옛날엔 야구를 치다 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은데...어쨋건 야구를 치지 않고 하는 거면 크리켓 역시 치는 것이 아니고 하는 것. (사진 6)

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사진 5

사진 6

사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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